10월이 시작되자 코인 시장에 어김없이 ‘업토버’(Uptober, 10월엔 오른다는 뜻의 합성어)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9월을 약 8만 3,550달러로 마쳤고, 같은 날 씨티그룹은 1년 목표가를 11만 3,000달러로 크게 올렸습니다.
- ‘10월 평균 +20%’는 부풀려진 숫자입니다. 몇 번의 폭등이 평균을 끌어올렸을 뿐, 한가운데 해의 성적은 +14.7%이고 13번 중 3번은 내렸습니다.
- 올해 10월은 ‘잘된 10월’보다 ‘약했던 10월’과 더 닮았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던 2018년과 2022년의 10월은 각각 −3.8%, +5.6%에 그쳤고, 연준은 9월에 다시 금리를 올렸습니다.
- 방향을 정하는 건 달력이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입니다. 1년 뒤를 보는 씨티의 낙관은 존중하되, 이번 달은 8만 2,000~8만 5,000달러 구간을 어느 쪽으로 벗어나는지가 먼저입니다.
① ‘10월 평균 +20%’는 평균의 착시입니다
업토버의 근거로 쓰이는 ‘평균 19.9% 상승’은 보통의 10월이 아니라, 가장 화려했던 몇 해의 10월을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3번의 10월 가운데 10번은 올랐습니다. 이 기록만 보면 확실히 강한 달입니다.
문제는 평균을 내는 방식입니다. 2013년 +60.8%, 2017년 +47.8% 같은 해가 끼면 평균이 위로 확 끌려 올라갑니다. 13개 해를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 있는 해(중앙값)의 수익률은 +14.7%입니다. 13번 중 6번은 +11%에 못 미쳤습니다.
| 연도 | 10월 수익률 | 한 줄 메모 |
|---|---|---|
| 2013 | +60.79% | 평균을 끌어올린 최대 폭등 |
| 2014 | −12.95% | 하락장 한복판 |
| 2015 | +33.49% | |
| 2016 | +14.71% | 13개 해의 한가운데(중앙값) |
| 2017 | +47.81% | 대세 상승장 |
| 2018 | −3.83% | 미국 금리 인상기 |
| 2019 | +10.17% | |
| 2020 | +27.70% | 초저금리·돈 풀기 국면 |
| 2021 | +39.93% | 초저금리·대세 상승장 |
| 2022 | +5.56% | 미국 금리 인상기 |
| 2023 | +28.52% | |
| 2024 | +10.76% | |
| 2025 | −3.69% | 7년 만의 ‘빨간 10월’ |
| 평균 | +19.92% | 흔히 인용되는 숫자 |
| 중앙값 | +14.71% | ‘보통의 10월’에 더 가까운 숫자 |
* 자료: Bitcoin.com News·코인텔레그래프(코인글래스 월간 수익률 인용), 아시아타임즈(2025년 10월). 평균·중앙값은 필자 계산이며, 평균값은 아시아타임즈 보도치(19.92%)와 일치합니다.
통계를 볼 때 흔히 놓치는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표본이 13개뿐이라는 점입니다. 13번 던진 동전에서 앞면이 10번 나왔다고 그 동전이 ‘앞면이 잘 나오는 동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10월이 강했던 이유가 10월이라서인지, 그 해 시장 분위기 덕분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② 올해 10월은 ‘금리 인상기의 10월’입니다
표를 다시 보면 크게 오른 10월은 대부분 돈이 싸게 풀리던 해였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던 2018년·2022년의 10월은 힘이 없었습니다.
이 점이 지금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 연준은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만들었습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입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약 5.3%, 30년물은 약 5.65%에 머물러 있습니다.
금리가 높으면 이자를 안 주는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기회비용’이 커집니다. 안전한 국채로 연 5%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변동성 큰 자산을 더 살 이유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9월 30일 미국 물가 지표(PCE)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비트코인은 한때 8만 5,500달러까지 올랐지만, 높은 국채금리와 강달러에 밀려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 비교 항목 | 2018·2022년 10월 (금리 인상기) |
2020·2021년 10월 (초저금리기) |
2026년 10월 현재 |
|---|---|---|---|
| 미국 금리 방향 | 인상 | 제로금리 유지 | 9월 인상 (3.75~4.00%) |
| 그 해 10월 수익률 | −3.83%, +5.56% | +27.70%, +39.93% | ? |
| 시장 분위기 | 하락장·조정장 | 대세 상승장 | 8만 2,000~8만 5,000달러 박스권 |
* 자료: CNBC(9월 FOMC), 뉴스핌(10월 1일 시황), 연도별 수익률은 위 표와 동일.
돈의 흐름에서도 경고등이 하나 켜졌습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주식처럼 사고파는 비트코인 펀드)는 9월 30일 하루 1억 4,869만달러가 빠져나가며 10거래일 만에 유출로 돌아섰습니다. 피델리티 상품에서만 1억 2,558만달러가 나갔습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를 더 보셔야 합니다. ETF로 9월 한 달에 26억 5,000만달러가 들어왔는데, 올해 누적 유입은 9억 3,04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9월 한 달을 빼면 올해 ETF 자금은 오히려 빠져나간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9월의 반등이 그만큼 한 달 치 자금에 크게 기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흐름이 끊기는지가 10월의 첫 관전 포인트입니다.
③ 씨티의 11.3만달러, 틀린 말은 아니지만 ‘1년 뒤’ 이야기입니다
필자의 판단은 “1년 그림은 씨티 쪽, 이번 달은 신중론 쪽”입니다. 두 시각은 서로 다른 기간을 말하고 있어서 둘 다 맞을 수 있습니다.
씨티는 비트코인 1년 목표가를 8만 2,000달러에서 11만 3,000달러로, 이더리움은 2,240달러에서 3,028달러로 올렸습니다. 근거는 ETF 자금 회복,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매입 확대에 따른 달러 약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직접 규칙 만들기에 나선 점, 기관들의 꾸준한 편입입니다.
다만 씨티가 기대하는 ‘달러 약세’는 아직 숫자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8월 말 이후 약 2.6% 올랐습니다. 씨티의 그림이 맞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구분 | 강세론 (씨티 등) | 신중론 |
|---|---|---|
| 금리 | 8월 물가(PCE 3.4%, 근원 3.0%)가 예상보다 낮아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줄어듦 | 10년 국채금리 약 5.3%로 여전히 높고, 12월 인상 가능성은 오히려 커짐 |
| 달러 | 장기국채 매입 확대로 달러 약세 기대 | 달러인덱스 8월 말 이후 약 2.6% 상승 |
| ETF 자금 | 9월 한 달 26억 5,000만달러 유입 | 9월 30일 10거래일 만에 순유출 전환 |
| 제도 | SEC가 직접 규칙 정비에 나서 불확실성 완화 | 시장 구조 법안(클래리티법)은 상원 통과 실패 |
| 계절성 | 13번 중 10번 상승한 10월 | 금리 인상기 10월은 −3.8%, +5.6%로 약세 |
* 자료: 블루밍비트(씨티 리포트·ETF 흐름), 뉴스핌(PCE·국채금리·달러인덱스), 쿠코인 시황.
흥미로운 점은 달러와 비트코인의 관계가 생각보다 느슨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90일 기준 둘의 상관계수는 −0.41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의 약 17%만 달러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서 필자는 달러보다 국채금리와 ETF 자금 흐름을 더 직접적인 신호로 봅니다.
④ 그래서 10월에 무엇을 봐야 할까요
“10월이니까 오른다”에 돈을 거는 것은 근거가 약합니다. 대신 가격이 지금의 박스를 어느 쪽으로 벗어나는지를 보고 대응하는 편이 낫습니다.
| 시나리오 | 조건 | 가격 경로 (시장 분석가들이 보는 구간) |
|---|---|---|
| 상승 | 국채금리 진정 + ETF 유입 재개 | 8만 5,000달러를 지지선으로 굳힌 뒤 8만 7,000~8만 7,500달러, 이어 9만달러 시도 |
| 기본 (필자 판단) | 금리 고공행진 속 물가 둔화가 맞서는 상태 지속 | 8만 2,000~8만 5,000달러 박스권에서 등락 |
| 하락 | 12월 인상 우려 확대 + ETF 유출 지속 | 8만 2,000달러 이탈 시 8만달러, 이후 7만 8,000달러까지 열려 있음 |
* 자료: 쿠코인 10월 1일 시장 업데이트, 뉴스핌. 가격 구간은 예측이 아니라 시장이 주목하는 기준선입니다.
투자자가 챙길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미국 10년 국채금리입니다. 5%대 초반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 비트코인이 8만 5,000달러 위에 자리 잡기는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차트보다 금리 차트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둘째, ETF 유출이 하루로 끝나는지입니다. 9월 30일 유출이 2~3일 이어진다면, 9월 반등을 만든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셋째, 10월 상승은 후반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에도 10월 하순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월초에 ‘업토버’를 기대하며 빚을 내 사들이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선택입니다.
1년을 보고 나눠 사는 투자자에게 지금 박스권은 나쁘지 않은 구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유는 ‘10월이라서’가 아니라, 금리 부담이 결국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판단이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