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나온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93.7% 늘었습니다. 국내 경제 뉴스는 이 숫자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나온 공장 현장 설문은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무슨 일인가: S&P글로벌의 10월 한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51.3으로 9월(53.9)보다 크게 내렸습니다. 2월 이후 가장 낮고, 고용은 넉 달 만에 줄었습니다.
- 누가 보도했나: 로이터가 11월 2일 서울발 기사로 전했습니다. 같은 날 아시아 제조업 종합 기사에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한국의 부담으로 꼽았습니다.
- 국내와 다른 점: 3일 오전 기준, 한국어로 된 주요 국내 언론 기사는 찾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일본·대만·인도 PMI 기사는 여럿 나왔습니다.
① 해외는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반도체가 수출 숫자를 끌어올리는 사이, 공장의 체감 경기는 한 달 만에 눈에 띄게 식었습니다.
로이터는 11월 2일 S&P글로벌의 한국 제조업 PMI가 10월 51.3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9월 53.9에서 2.6포인트 내린 수치로, 2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뜻하니, 11개월째 확장은 이어갔습니다. 다만 속도는 크게 줄었습니다.
세부 항목이 더 눈에 띕니다. 생산 증가 폭은 올해 들어 가장 작았고, 신규 주문은 넉 달 만에 가장 적게 늘었습니다. 일부 업체는 자동차 쪽 수요가 약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수출 주문은 아시아·태평양이 받쳤지만, 미국 수요는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S&P글로벌 발표 내용에는 국내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은 숫자가 더 있습니다. 고용은 넉 달 만에 줄었습니다. 생산에 쓸 원자재 재고는 2020년 4월 이후 가장 빠르게 줄었고, 운송 지연과 자재 부족으로 납기도 길어졌습니다. 원가는 크게 올랐는데, 판매 가격 상승 폭은 11개월 만에 가장 작았습니다. 오른 비용을 값에 다 싣지 못하고 업체가 떠안았다는 뜻입니다.
S&P글로벌의 우사마 바티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한국 제조업에서 보였던 수요 호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래도 업체들은 내년 전망을 밝게 봤습니다. 신제품 출시와 꾸준한 반도체 수요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10월 12~22일 제조업체 약 400곳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로이터는 같은 날 아시아 제조업을 묶어 다룬 기사에서 한국 수치를 다시 짚었습니다. 비교 대상인 대만(54.9), 일본(53.3), 중국 민간 지수(52.0) 가운데 한국이 가장 낮았습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도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거세지면서 일본과 한국 같은 경쟁 수출국이 부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항목 | 로이터·S&P글로벌 (11월 2일) | 국내 보도 (11월 3일 오전 기준) |
|---|---|---|
| 헤드라인 지수 | 51.3 (9월 53.9), 2월 이후 최저 | 번역 기사 1건, 소규모 매체 1건 |
| 생산·주문 | 생산 증가 올해 최소, 신규 주문 넉 달 만에 최저 | 번역 기사에만 있음 |
| 고용 | 넉 달 만에 감소 | 한국어 기사 찾지 못함 |
| 재고·납기 | 원자재 재고 2020년 4월 이후 최대 감소, 납기 지연 | 한국어 기사 찾지 못함 |
| 가격 | 원가 급등, 판매가 상승 폭 11개월 만에 최소 | 한국어 기사 찾지 못함 |
| 국내가 크게 다룬 것 | — | 10월 수출 1,153억 달러(+93.7%), 반도체 +259% |
* 자료: 로이터(인베스팅닷컴·마닐라타임스 전재본), S&P글로벌 발표 내용(아주경제 영문판·트레이딩이코노믹스 보도), 코리아타임스, 구글 뉴스 한국어 검색. 국내 보도 칸은 검색으로 확인한 범위입니다.
② 국내 보도는 어땠나 국내 보도 일부
11월 3일 오전 기준, 한국 10월 PMI를 다룬 주요 국내 언론의 한국어 기사는 찾지 못했습니다.
구글 뉴스 한국어판에서 ‘제조업 PMI 51.3’, ‘한국 PMI 8개월 최저’, ‘S&P글로벌 한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51.3’을 차례로 검색했습니다. 걸린 것은 두 건이었습니다. 인베스팅닷컴 한국어판의 AI 번역 기사, 그리고 제목으로 보아 지수와 일본 수치를 함께 전한 소규모 매체 기사입니다.
번역 기사는 생산과 주문 둔화까지는 전했습니다. 고용 감소, 재고 급감, 원가와 판매가의 엇갈림은 빠져 있었습니다. 국내 매체 중에서는 아주경제 영문판이 이 내용을 자세히 다뤘지만, 한국어 기사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날 뉴시스와 이데일리는 일본, 대만, 인도, 독일의 10월 PMI 기사를 냈습니다. 전날 나온 수출 통계에 관심이 쏠린 날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정작 우리 제조업 설문은 조용히 지나간 셈입니다.
③ 투자자에게 왜 중요한가
필자는 이 지표를 반도체 쏠림이 더 짙어진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수출 숫자만 보고 제조업 전반이 좋다고 판단하기엔 이릅니다.
첫째, 반도체와 나머지의 온도 차입니다. 10월 반도체 수출은 564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약 49%)를 차지했습니다. PMI 설문에서 업체들이 낙관의 근거로 든 것도 반도체 수요였습니다. 반대로 둔화의 이유로는 자동차 수요 약화와 원가 부담이 나왔습니다. 수출 통계에서는 자동차 수출도 18.1% 늘었지만, 설문으로 본 현장 분위기는 그보다 차가웠습니다.
둘째, 이익률입니다. 원가는 크게 오르는데 판매가는 거의 못 올리고 있습니다. 로이터가 전한 중국과의 가격 경쟁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반도체 밖의 소재·부품·자동차 업종이라면 4분기 실적에서 매출보다 이익률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셋째,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은 7·8월에 기준금리를 올린 뒤 10월에 3.00%로 동결했고,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 뒀습니다. 공장 고용이 줄고 주문이 식으면 추가 인상을 서두를 이유는 약해집니다. 그렇다고 인하를 기대하기도 이릅니다. 원가 상승이 물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어서입니다. 대출 금리 부담이 당분간 이어진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한 가지 더 볼 점이 있습니다. 이번 설문은 10월 22일에 끝났습니다. 그 뒤 미국 기술주 급락과 코스피 급락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12월 초 나올 11월 PMI에서 이 흐름이 이어지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자산 | PMI가 주는 신호 | 필자의 판단 |
|---|---|---|
| 반도체주 | 업체들이 낙관 근거로 반도체 수요를 꼽음 | 실적 흐름은 견조, 주가는 미국 AI 투자 심리에 더 민감 |
| 자동차·소재·부품 | 자동차 수요 약화, 원가를 판매가에 못 옮김 | 4분기 이익률 압박 점검 필요 |
| 금리·부동산 | 고용 감소, 원가 급등 | 추가 인상 명분은 약해지나 인하 기대는 이름 |
| 원/달러 환율 | 반도체 수출 달러 유입은 여전 | PMI 하나로 원화 흐름이 바뀌긴 어려움 |
* 수출 수치: 코리아타임스(11월 1일). 반도체 비중은 필자 계산. 판단 칸은 필자의 해석입니다.
출처
- 로이터, “South Korea factory activity growth slows to 8-month low, PMI shows”, 2026년 11월 2일 (로이터 원문을 인베스팅닷컴이 전재) — 링크
- 로이터, “Asia’s factory activity feels fading glimmer of AI boom”, 2026년 11월 3일 게재 (로이터 원문을 마닐라타임스가 전재) — 링크
- 아주경제 영문판(Aju Press), “Korea’s PMI slows to its weakest in 6 mos: S&P survey”, 2026년 11월 2일 (S&P글로벌 발표 내용 인용) — 링크
- 트레이딩이코노믹스, “South Korea Manufacturing Growth Slows to 8-Month Low”, 2026년 11월 2일 (트레이딩뷰 게재) — 링크
- 코리아타임스, “Korea’s monthly exports hit $115.3 bil. in Oct. on strong chip sales”, 2026년 11월 1일 — 링크
- 인베스팅닷컴 한국어판, “한국 제조업 PMI, 10월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둔화”, 2026년 11월 2일 — 링크
- 국내 보도 확인: 구글 뉴스 한국어 검색 ‘제조업 PMI 51.3’, ‘한국 PMI 8개월 최저’, ‘S&P글로벌 한국 제조업’ (2026년 11월 3일 확인)
